* 크리스챤 디올의 사랑하는 여동생, 카트린 디올은 꾸뛰리에의 두 번째 뮤즈이자 영감의 원천이었던 미차 브리카르(Mizza Bricard)에 의해 ‘미스 디올’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아이콘은 어떻게 재창조되는 걸까? 1947년 크리스챤 디올이 자신의 첫 컬렉션 발표 직후에 사랑하는 여동생 카트린(Catherine)*의 이름을 따서 출시한 그 역사적인 향수의 향기를 어떻게 재조명할 수 있을까? 디올 뷰티의 퍼퓸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프란시스 커정은 수십 년간 많은 사랑을 받아온 이 향수를 재해석한다는, 자칫 부담스러울 수도 있는 도전을 훌륭하게 완수했다. 그는 마치 멈춘 과거를 벗어나려는 듯, 젊음과 대담한 여성성을 담아낸 강렬한 매력의 향수를 구상해냈다.
향수의 구성은 놀라움 그 자체다. 자스민 하트 노트는 오리지널 구조에 충실하면서도, 지금껏 ‘미스 디올’을 위해 한 번도 시도한 적 없는 농축된 향과 함께 숨이 멎을 만큼 강렬한 제스처의 새로운 버전으로 재탄생했다. 자스민 삼박이 야성적으로 화려하게 피어오르고, 기품 넘치는 오크 우드로 감싸인 베이스 노트는 한층 더 감각적인 깊고 그윽한 잔향을 선사한다. 시럽처럼 부드러운 블랙베리 잼과 엘더 플라워가 어우러진 탑 노트는 감미로움이 돋보이는 구르망 향이 특징이다. 이처럼 폭발적인 엘릭서를 통해, ‘미스 디올 에쌍스’는 시대를 초월하는 향을 선언하듯 대담하게 자기주장을 펼쳐낸다.
그러나 그 모든 것에 앞서, ‘미스 디올’이 패션계에 처음 등장했던 1947년으로 돌아가 보자. 몹시도 추웠던 그해 2월 12일, 몽테뉴가 30번지(30, avenue Montaigne) 저택에서는 미국 하퍼스 바자(Harper’s Bazaar)의 편집장이었던 카멜 스노우(Carmel Snow)의 열광적인 이름을 따온 뉴 룩(New Look)이라는 새로운 컬렉션이 공개되었다. 이 컬렉션은 새로운 패션 트렌드의 출발점이었을 뿐만 아니라, 2차 세계대전 이후의 여성 스타일에 진정한 혁명을 불러일으켰다. 패션쇼 당시 향수는 완성 전이었지만(그해 12월이 되어서야 시판되었다), 아뜰리에 장인들은 무슈 디올이 사랑한 메달리온 체어에 앉아 런웨이 무대를 기다렸던 가장 권위 있는 패션 매거진 에디터들을 위해 살롱 곳곳에 은은하게 향수를 뿌려 두었다. 혹시 그날 향수가 모두의 마음을 사로잡는 마법의 묘약처럼 작용했던 것은 아닐까?
한 가지 확실한 점은 크리스챤 디올이 레지스탕스의 위대한 주역이기도 한 자신의 여동생이자 뮤즈인 카트린에 대한 깊은 애정을 담아 그에 걸맞은 아름다운 포부를 마음속에서 키워 나갔다는 것이다.
그렇게 탄생한 첫 작품은 그가 이야기했듯이 “사랑이 느껴지는” 동시에, 꾸뛰리에의 창조 정신을 그대로 재현할 수 있는 향수여야 했다. 마치 프루스트(Proust)의 마들렌처럼, 무슈 디올은 그랑빌에 위치한 레 렁브 저택의 장미 정원에서 꽃들의 비밀을 처음 접한 그때부터 누구보다도 향기가 가진 힘을 잘 알고 있었다.
그의 어머니이자 마들렌이라는 이름을 가진 여성이 구상한 그 꿈의 정원은 마치 소설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À la recherche du temps perdu» 속 매혹적인 울림처럼 영국 해협의 거친 바람 속에서도 환상적으로 조성된 낙원 같은 곳이었다.
“슈트처럼 재단된” 실루엣의 ‘미스 디올’의 오리지널 보틀은 꾸뛰르 아이덴티티를 상기시키는 뽀야나르(poignard) 보우 장식과 함께 향수의 매력을 극대화했다. 2025년 새롭게 재해석된 보틀은 한층 더 특별하게 변주된 디자인으로 또 한 번 오리지널 보틀에 대한 찬사를 보낸다. 보우는 블랙 그로그랭 소재에 보틀 캡은 유리로 제작되었으며, 사각 보틀의 모든 면에는 디올 하우스의 상징적인 하운즈투스 모티프가 우아하게 새겨졌다. 이 ‘미스 디올 에쌍스’에 아름다운 반항 정신을 더하기 위해서는, 눈부시게 매혹적인 디올의 앰버서더 나탈리 포트만보다 어울리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파리의 가장 매력적인 장소들을 배경으로 촬영된 이번 캠페인에서, 그녀는 지퍼 코르셋과 롱부츠를 착용하고 이 새로운 향수가 지닌 모든 대담함과 모던함을 고스란히 표현한다. 그녀는 여성스러움이 물씬 풍기는 특유의 반항적인 분위기로 빛의 도시 파리를 어떤 구속도 없이 자유롭게 거닌다. 이를 통해 여성들, 그리고 빠져들 수밖에 없는 그녀들의 에너지에 매료되었던 크리스챤 디올의 철학을 그대로 계승한 프란시스 커정은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제가 만든 ‘미스 디올 에쌍스’는 자신감 넘치는 여성성을 후각적으로 반영한 향수로, 강렬하면서도 다채롭게 빛나는 우디 향의 관능적인 넥타가 피부에 부드럽게 녹아듭니다.”
‘미스 디올’은 영원하다. 이것은 수많은 삶을 살아온 전설만이 지닐 수 있는 징표다. 1947년 크리스챤 디올이 출시한 향수의 이름으로 처음 등장한 ‘미스 디올’은 20년 후, 60년대 해방 혁명이 일어나기 불과 몇 달 전에 공개된 디올 하우스의 첫 번째 레디-투-웨어 컬렉션의 이름으로 거듭났다. 마리아 그라치아 치우리는 이러한 선구자 정신을 되살려 디올 2024-2025 가을-겨울 레디-투-웨어 컬렉션을 통해 ‘미스 디올’에 새로운 생명을 불어넣고자 했다. 마치 대문자로 직접 쓴 그래피티처럼 표현된 ‘미스 디올’ 로고는 스웨터와 재킷 곳곳에서 존재감을 드러내며 단순한 슬로건을 넘어 하나의 선언과 같은 메시지를 전했다. 디올 메이크업의 크리에이티브 & 이미지 디렉터 피터 필립스(Peter Philips)는 새로운 메이크업 컬렉션을 통해 이 독보적인 매력의 ‘미스’에 경의를 표했다. 미스 디올의 정신은 대담하고, 생동감 넘치며, 한없이 우아하다. 코랄, 플럼, 핑크, 브라운 컬러가 다양하게 어우러진 ‘미스 디올’ 컬렉션은 진정한 뷰티 아이콘으로 자리매김했다. 두 볼에 광채를 더하고, 눈매를 환하게 하며, 미소를 빛내주는 이 아이템들은 오늘날 여성들에게 그 어느 때보다도 마음을 사로잡는 시대를 초월한 아름다움을 약속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