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가 오직 자신만이 할 수 있는 독특한 방식으로 캔버스를 장악하는 모습을 반드시 보아야 한다. 하종현은 단순히 하나의 스타일을 개발한 것이 아니라, 본인만의 고유한 방법론을 구축했다. 캔버스 프레임 뒤편, 팽팽하게 당겨진 올 굵은 마대 표면 위로 그는 물감을 밀어낸다. 한 획 한 획 지나갈 때마다 붓끝을 따라 그의 세계가 드러난다. 그는 이면의 공간을 점유한다. 그리하여 반대편으로 보이는 면을 통해 작가로서의 예술적 비전을 피워낸다. 회화를 구상하는 이와 같은 독창적인 기법은 하종현을 한국 현대미술계의 거목으로 등극시켰다. 1935년생인 그는 학교에 들어가자마자 곧바로 미술 선생님의 눈에 띄었다. 그의 타고난 재능은 한국 아방가르드 미술 운동에 참여하는 것으로 이어졌다. 그에게 모든 회화는 하나의 경험이며, 시도이자, 탐구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