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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브렛 로이드(BRETT LLOYD)

Dior for my real friends

시적이면서도 놀라움을 자아내는 킴 존스의 2025 여름 디올 남성 패션쇼는 남아프리카 아티스트 힐튼 넬(Hylton Nel)의 세계를 만나는 특별한 여정으로 우리를 초대한다. 그곳에서는 세라믹과 파스텔 톤 색채, 그리고 가상의 캐릭터들이 중심을 이루고 있다. 런웨이 무대를 장식한 고양이 조각품들의 시선 아래, 시간을 초월한 순간에 관한 이야기가 시작된다.

Fashion - News Podium M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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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과 공예를 넘나드는 2025 여름 디올 남성 패션쇼는 힐튼 넬 특유의 미학을 컬렉션 전체에 녹여냄으로써 그를 향한 킴 존스의 헌사를 탁월하게 구현했다. 고양이를 형상화한 아티스트의 대표적인 세라믹 작품 중 몇 점은 초대형 사이즈로 웅장하게 재해석되어 초현실주의적인 느낌이 가미된 환상적인 우화를 들려주었다. 연극적이면서 몽환적인 이 시노그래피는 케이트 부시(Kate Bush)가 부른 «Cloudbusting»의 매혹적인 리듬에 맞추어 더욱 생동감을 얻었다.

아티스트의 아뜰리에부터 디자이너의 스튜디오에 이르기까지, 이번 컬렉션 룩은 그 어느 때보다도 중요하게 여겨지는 문화와 노하우의 강력한 연결 고리를 그려냈다. 남아프리카 도예가의 창조적인 에너지가 그대로 깃든 의상들은 거부할 수 없는 조형미를 자아내는 한편, 텍스처와 형태, 모티브를 다양하게 활용하여 그의 매혹적인 세라믹 작품을 꾸뛰르 버전으로 재현하고자 했다. 전통적으로 작업복을 상징하는 에이프런은 마치 벨트처럼 연출한 방식으로 팬츠를 장식하는가 하면, 스커트의 드레이프와 어우러지며 아이코닉한 ‘오블리크 Oblique’ 곡선을 연상시키기도 했다. 테일러링과 아우터웨어, 우아함과 기능성을 결합한 의상들은 둥근 형태로 살린 볼륨감을 선보이는 동시에, 몸을 감싸는 니트와 시스루 효과를 오가는 매력적인 믹스매치를 대담하게 시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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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아름다움과 실용성의 만남 속에서, 컬렉션 액세서리는 장인들의 손길 아래 탄생한 경이로운 연금술을 선보였다. 먼저, 클로그는 기존의 우드 솔과 스터드 구조를 실용적인 러버 솔과 결합한 바이커 부츠 또는 더비로 변신했다. 레이어드로 착용한 삭스는 힐튼 넬의 일러스트와 함께 한층 시선을 사로잡았다. 이브 생 로랑(Yves Saint Laurent)이 1960-1961 가을-겨울 라인을 위해 디자인한 ‘네가티프 Négatif’ 모델에서 영감을 받은 스카프 칼라는 혁신적이고 유니크한 테크닉을 통해 마치 세라믹으로 제작한 듯한 모습을 보여주며, 단연 예술적인 무드가 돋보이는 고급스러운 포인트를 선사했다.  아울러 이 소재는 재킷과 코트의 라펠을 장식한 브로치에도 사용되었다.이처럼 디올만의 독보적인 창의성은 이번 컬렉션을 통해 내밀하면서도 보편적인, 그리고 무궁무진한 다채로움이 담겨 있는 파노라마처럼 펼쳐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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